세계 경제서 차지하는 '위상' 점차 높아져

현대경제연구원, ‘VIP REPORT’ 보고서

 CIS 경제권이 신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CIS(독립국가연합) 경제권은 1991년 舊소련이 붕괴한 이후 형성된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11개 국가들의 지역 연합체를 의미한다. 형성 초기에는 자본주의체제로의 원만한 이행을 위해서 역내 국가들과의 단결보다는 선진국 등 역외 국가들과의 경제 교류에 집중하였다. 그러나 체제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이후, 러시아를 중심으로 역내 경제 통합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CIS 경제권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전세계 대비 GDP 비중은 2000년 1.1%에서 2013년 3.8%로 급증하였다. 동일기간 CIS 경제권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5.3%로 선진국의 1.8%보다 3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경기침체의 여파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에 위기 이전의 높은 성장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 및 산업구조 

(경제 구조) 소수 국가에 의한 경제 집중도가 높다. 2013년 기준으로 상위 1개국(러시아) 경제 집중도는 75.8%로 EU의 20.8%, ASEAN의 36.0%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한편 역내교역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총 교역액에서 역내 국가들 간의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30.1%에서 2012년 20.4%로 감소하였다. 이는 EU 경제권의 역내 교역 비중인 59.1%나 ASEAN 국가들의 24.7%에 비해서 낮은 수준이다. 

(산업 구조)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자원 의존 경제이다. 전체 부가가치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21.7%에서 2011년 16.1%로 감소하였다. 동일기간 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7%에서 15.2%로 증가하여 자원에 대한 의존도는 심화되었다. 자원 수출은 1995년 440억 달러에서 2012년 5,180억 달러로 연평균 15.6%씩 증가하였고, 2012년 기준 상품 수출의 64.5%가 에너지·광물자원과 관련되어 있다. 

CIS 경제권의 성장 가능성 

첫째, 인구 2억 8천만 명의 거대한 소비시장이다. CIS 경제권의 일인당 GDP는 2000년 1,300달러에서 2013년 10,000달러로 연평균 17.2%씩 증가하였다. 2013년 기준으로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5개국의 일인당 GDP는 거대 소비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보다 높다. 

둘째, 에너지·통신·수송 등 다양한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CIS 소속 국가들의 인프라 수준은 전세계 평균 이하이다. 그러나 경제발전과 함께 대규모의 인프라 수요가 창출될 전망이다. 

셋째, 풍부한 에너지 및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CIS 경제권은 전세계 원유의 7.5%, 천연가스의 29.1%, 석탄의 26.5%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자원 매장 지역이다. 에너지 자원이외에도 철광석·금·크롬 등 다양한 광물자원이 다량으로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넷째, 물류 산업 성장에 유리한 지리적 요충지에 입지하고 있다. CIS 지역은 유럽과 동북아, 중동 등과 맞닿아 있어서 다양한 경제권을 연결한다. 도로와 해상 물류는 상대적으로 취약하지만, 철도와 파이프라인을 활용한 육상 물류는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한국과 CIS 경제권의 경제 교류 

(무역) 한국의 對 CIS 경제권 교역액은 1995년 이후 연평균 11.4%씩 지속적으로 성장하였다. 한국은 주로 자동차 관련 제품을 수출하고, 원유 등 지하자원을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총 교역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불과한 상황이다. 

(투자) CIS 경제권의 중요성에 비해 한국의 투자는 미약하다. 한국의 對 CIS 투자 규모는 2008년 13억 달러까지 증가하였다가 2013년 3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하였다. 투자의 대부분은 제조업(38.2%)과 서비스업(39.2%)에 집중되어 있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광업 분야에 대한 투자 비중은 8.0% 수준이다. 

첫째, 장기적으로 EU를 능가할 잠재력을 보유한 CIS 경제권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러시아뿐만 아니라 체제 전환의 혼란기를 거쳐 안정적인 경제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카자흐스탄 등 다른 CIS 소속 국가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둘째, 유라시아 대륙 물류시장의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역내 경제 통합이 가속화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유라시아 물류 네트워크의 구축이 가능하다. 셋째, 자원 개발, 인프라 건설 등 신사업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 자원개발 시장은 CIS 경제권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한국의 자본 및 기술을 결합시킬 수 있는 기회이다. 넷째, 정치·사회적 위험요인에 대한 대비책 마련도 병행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와 EU의 주도권 다툼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자본의 급격한 유출에 따른 금융 불안의 가능성 등 위험요인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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