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무 기자.
                                               정연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3월 10일 현재 7513명에 달하고 59명이 숨졌다.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50여일 만에 사망자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사망자 39명을 훨씬 추월했다. 

그럼에도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세는 여전히 급박하다.

아직 전국 곳곳에는 ‘슈퍼 전파’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도넘은 ‘견강부회(牽强附會)’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의 인식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인상을 지울 길이 없다. 

요 며칠 확진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하자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한국이 감염병 대응의 선도적 모델이 될 것”이라며 자화자찬에 빠졌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신천지 신도 중 첫번째 환자인) 31번 환자 발생 이후 방역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지만, 우리나라 방역관리체계는 효과적으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공을 알아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기존 방역관리체계의 한계를 넘어 개방성과 참여에 입각한 새로운 방역관리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까지 자평한다.

지역사회의 감염이 전국적으로 계속 확대되고, 한국인을 입국을 금지·제한하는 국가가 100개국을 훌쩍 상회한 현실 앞에서 이들은 이런 애기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혹시라도 내세울 수 있는 자랑거리가 있다한들 지금은 때가 아니다, 정부의 무능력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만 키울 뿐이다. 

"단위인구당 '감염자' 숫자 세계 1위를 '검사자' 숫자 세계 1위로 바꿔놓고 정신 승리하는 격이고 감염 의심자가 많으니 검사자가 많은 것을 원인과 결과를 입맛대로 바꿔놓고 환호하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까닭이다.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에 대한 정부의 잘못된 인식과 무능력, 무감각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은 것이다.

△전국 곳곳 ‘슈퍼전파’ 위험 여전
코로나19 확진 80.2% '집단발생'..서울은 68.8%

전체 환자의 70%가량이 집단감염 환자다. 

최근 분당제생병원과 서울백병원,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수도권은 일촉즉발의 긴장 상태이다.

의료계는 대구나 신천지 외 또 다른 집단감염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경고하고 있다.

줌바댄스 강사 관련 전국의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고, 부산의 온천교회와 경북의 이스라엘 성지순례단, 서울 성동구 주상복합건물 등에서도 감염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노인요양원 등 사회복지시설 역시 집단감염이 꼬리를 물고 있다. 국가로부터 안심병원으로 지정된 분당제생병원에서 조차 13명이나 확진 판정을 받는 일까지 벌어지고 국가지정병원인 분당 서울대 병원에서조차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수도권은 인구가 약 2000만명에 달하는 굉장히 밀집된 환경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집단 폭로(감염원에 대한 노출)나 의료기관 노출을 가장 위험하다고 입을 모아 경고하고 있다.

△의료·공공시설 확충 서둘러야

지난 1월 20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50일 동안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은 초기 방역 실패와 섣부른 ‘코로나19 종식’ 발언으로 요약된다.

최우선 과제는 지역감염 확산을 막고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방역망과 의료대응체계를 재정비하고 고령자·임산부·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 지원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마스크 대란과 병상 부족사태를 해결하는 일도 시급하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민간부문과 협력체제를 구축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 

의료·공공시설 확충과 방역·의료물품 조달 방안이 특히 강구돼야하는 이유이다.

“이제 우리가 대비해야 할 건 총과 칼을 든 전쟁이 아니라 바이러스”라는 ‘더 바이러스’ 속 대사는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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