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군통합공항 설치 반대 움직임
화성시 “동의 없는 이전은 반대”
생태계 지키는 친환경 행정 수호

화성시에 민·군통합공항을 설치하자는 안에 대해 화성시민 10명 중 7명이 반대하고 있다. 

특히 많은 화성시민들은 수원 전투비행장 추진이 난항을 겪자 수원시가 민·군통합공항 조성안을 내놓은 것은 결국 '꼼수'라고 비판을 가하고 있다. 서철모 화성시장도 또한 “시대착오적 수원 군공항 이전은 반드시 막을 것”이라며 화성습지의 람사르습지 등재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째서 화성시민들은 민·군통합공항 화성시 이전에 반대하고 있는 것일까?

화성시에 민군통합공항을 설치하자는 안이 나와 화성시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화성호와 화성습지는 생태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라 더욱 반대가 심각하다. 사진은 화성호 위로 날라가는 철새들 (사진=화성시)
화성시에 민군통합공항을 설치하자는 안이 나와 화성시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화성호와 화성습지는 생태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라 더욱 반대가 심각하다. 사진은 화성호 위로 날라가는 철새들 (사진=화성시)

◇ 화성시민 대다수 동의 없었다

'군공항이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 취지는 민주적인 절차, 해당지역 주민의 합의와 동의를 전제로 하고 있다. 

현재 2017년 2월 국방부는 수원시의 전투비행장 이전건의를 수용해 화성시 화옹지구를 예비 이전후보지로 지정했다. 

그러나 이 지정은 화성시민의 동의가 없는 일방적 지정이었다는 지적이다. 결국 군공항 이전 문제는 3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갔지만 후속 행정절차는 한발자국도 떼지 못하고 멈춰 있다. 

수원전투비행장은 수원시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일부 구역은 화성시와도 접해 있다. 이에 화성시민도 수십 년 넘게 전투기 이·착륙 소음과 고도제한으로 정신적·물적 피해를 입어 왔다. 

이에 화성시는 수원과 화성 동부지역 시민들의 고통을 화성시 전체에 전가하는 방식의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화성시는 국방부가 화옹지구를 예비이전후보지로 지정한 것을 철회하고 원점에서 이전논의를 시작한다면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입장이다.

화성습지에는 최대 9만7천여의 다양한 생명체가 서식하고 있다. 사진은 화성호 생태 세밀화 전국 공모전 작품 (사진=화성시)
화성습지에는 최대 9만7천여의 다양한 생명체가 서식하고 있다. 사진은 화성호 생태 세밀화 전국 공모전 작품 (사진=화성시)

◇ 화성호와 화성습지의 가치 무시

화성호는 2002년 화성시 서신면 궁평리와 우정읍 매향리를 연결하는 방조제(9.8㎞)가 완공되면서 형성된 인공 호수이다. 방조제를 기준으로 외측은 해수, 내측은 기수와 담수가 형성돼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화성호 외측 지역에는 갯벌이 형성돼 저서생물 및 어류 등을 먹이원으로 하는 도요․물떼새류 및 갈매기류 등이 먹이터로 이용하고 있다. 화성호 내측에는 갈대군락·담수습지 등이 조성돼 조류의 휴식지역으로 산새류·오리류·기러기류 서식에 알맞다는 평가다.

화성습지는 매향리 갯벌과 화옹지구 간척지, 화성호 일대를 포함하며 매향리 갯벌 인근은 1951년부터 2005년까지 54년 동안 미 공군 포격장에 위치해 있다. 

이에 화성시는 화성습지를 2005년 8월 미공군 폭격장 완전 폐쇄 후, 2013년 민·관·군이 대규모 환경 정화 작업을 통해 양식어장 개발, 어촌체험마을 조성 등의 방안 모색하고 있다. 화성습지는 갯벌습지·염습지·기수습지·민물습지·호수가 모두 존재하는 독특한 자연환경 덕분에 약 44종의 조류와 최대 9만7천여의 다양한 생명체 서식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2018년 화성호 국제 심포지엄에서 화성갯벌의 보존가치가 최소 연간 약 2천2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화성습지 보존은 미래를 위한 가장 현명한 투자로 알려져 있다. 세계 희귀 철새들의 쉼터이며 2천만 수도권 주민들의 힐링의 명소, 주민들의 생태관광자원인 화성습지 보존에 힘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민·군통합공항 이전 주장으로 화성습지의 존재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화성시는 화성호와 화성습지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민·군통합공항 이전에 대해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송옥주 의원은 "국제적인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생물종 다수가 서식하는 화성호의 생태적 가치는 보전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화성호는 생태계가 살아있는 지역으로 이미 그 가치를 인정받아 EAAFP(동아시아 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쉽)에 등재됐으며, 현재는 습지보호지역과 람사르사이트 등록을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 민·군통합공항은 결국 정치공세

민·군통합공항 이전에 대해 화성시의 입장은 명확하다. 현재 수원 전투비행장 이전 사업은 법적으로 화성시의 유치신청이 없으면 추진이 불가능한 사업이다. 화성시민의 동의 없는 수원전투비행 이전은 절대 불가하다는 것.

화성시는 수원 전투비행장 이전을 반대하고 국토교통부가 경기 남부권 민간공항을 검토한 바 없는데도 민·군통합 주장이 계속 제기되는 배경에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수원전투비행장을 화성으로 이전시키겠다는 무리한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히 민간공항은 '공항건설 중장기 종합개발계획'에 의해 추진된다. 이번 계획은 올 년말 수립을 목표로 현재 제반 절차를 밟고 있다. 사업주관 부처인 국토부는 몇 차례에 걸쳐 경기남부 공항은 검토한 바 없고 현재로서는 타당성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수원군공항은 점진적 폐쇄가 정답이다. 남북관계·국제관계·국방현대화 사업 등 제반여건을 고려해 수원군공항의 기능과 역할 등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송옥주 의원은 "수원군공항이 가지고 있는 기능은 분산배치로도 해결 가능하다고 판단되며, 점진적인 폐쇄를 추진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 상생이 가장 중요하다

화성시 서해안은 생명의 숨터이다. 드넓은 해안과 풍성한 갯벌은 온갖 생명체를 품고 있으며 그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해양생태계의 보고이다. 

수원군공항 이전 문제는 3년간 지속되고 있는 문제다. 결국 정치적인 공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화성시민들을 '경기남부권 신공항' 수도권 제3공항' 등으로 포장된 민·군통합공항에 현혹되지 않고 있다.

결국 지역간 갈등을 넘어 상생의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 시대적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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