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무 기자
정연무 기자

◇66.2%‥

위대한 이땅의 국민들은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총선’에서 1992년 선거 이후 28년 만에 최고 투표율 기록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확산도 절박하고 긴급함으로 무장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주권 행사를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지구촌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19 재 확산의 두려움으로 예정된 선거를 줄줄이 연기·취소한 가운데 우리국민들은 이들이 갖지 못한 용기를 보란 듯이 증명해 보였다.

21대 국회는 생사의 두려움 속에서도 '주권재민(主權在民)'을 몸소 실천한 소중한 한 표에 담긴 국민의 명령을 새겨야 한다.

편협한 진영 의식 대신 건강한 의식으로 ‘일하는 국회’를 ‘대화와 협치의 국회’를 만들라”는 엄한 가르침으로‥

결국 새 국회를 향한 국민들의 바람은 “진보와 보수의 양 극단에 매몰된 ‘타락한 진영의식’에서 벗어나 졸속·부실 입법, 포퓰리즘적 의정활동 등을 경계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21대 국회는 국민의 삶을 지켜주는 국회, 예기치 못한 위기가 닥쳤을 때 기댈 수 있는 국회로 거듭남으로 반드시 보은(報恩) 해야 한다.

이쯤 되면, 새 국회는 직전 20대 국회를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야 한다.

◇‘역대 최악’으로 기록될 20대 국회

36.9%‥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 실적이다. 

본회의는 임기 1460일중 150일만 열렸고 수천 개의 민생법안이 폐기됐다.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남긴 20대 국회는 4년 임기 내내 충돌과 공전을 반복하면서 갈등과 독선적인 운영으로 ‘동물국회 식물국회’ 등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합리적인 정쟁과는 거리가 멀었고, 협치를 내던진 여당. 반대를 위한 반대 외에는 아무런 대안이 없는 야당. 결국 극한 대립과 몸싸움 밖에 내세울 것이 없는 정치권의 어리석은 자화상을 그대로 노출했다.

‘정쟁’과 ‘이념 대립’ 등 갈등으로 점철된 최악의 20대 국회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1대 국회의 출발‥ 포스트 ‘코로나19’

5월 30일, 제21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됐다.

갈 길은 멀고 새 국회는 여정(旅程)의 시작점에 섰다.

작금, 대한민국은 온 나라가 힘을 합친다 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국가적 난제가 수두룩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과 가치로 얽혀 있던 국제 무역 질서가 작동을 멈추고, 호황기를 구가하는 것처럼 보이던 경제는 순식간에 대공황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수많은 기업이 문을 닫고 실직자들은 넘쳐나고 있는, 그야말로 대한민국은 비상시국이다.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이 새 국회의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코로나19사태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0.2%로 대폭 끌어내렸다.

최악의 경우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한은이 이같은 암울한 전망을 내놓은 것은 코로나19로부터 받은 충격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 경제의 역성장이 가시화 되고 있는 것이다.

마이너스 성장은 산업 생태계를 마비시키고 일자리를 붕괴시켜 국민 경제 전반을 빈사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

이미 대한민국은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히 늘어난 일시 휴직자가 다가올 대량 실업사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용시장이 충격을 받으면서 지난 4월 취업자 수가 2021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56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47만6000명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9년 2월(-65만8000명)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특히 경제활동인구 감소폭과 비경제활동인구 증가폭은 각각 통계 기준을 변경해 집계한 2000년 6월 이후 최대다.

이 시점에서 21대 국회는 어려워진 경제와 민생을 회복하고 한국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야하는 것이 시급하다.

대한민국 경제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초당적인 노력을 기울어야하고 어려움에 처한 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규제개혁·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새 국회가 현명하게 처리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그리고‥국민의 바람

사마천은 사기(史記)에서 ‘최악의 정치는 국민과 다투는 것이고, 최선의 정치는 국민의 마음에 따라서 다스리는 것이다’고 했다.

모름지기 국회는 헌법이 부여한 권능 위에서 각자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어젠다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토론하되 그 결과는 합의와 민주적 절차를 통한 입법 과정으로 나타나야 한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가는 위기 속에, 새롭게 출범하는 21대 국회에 대해 국민이 거는 기대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제 첫발을 내딛은 제21대 국회 앞에 놓인 시대적 숙명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대한민국호의 미래와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새 국회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일류정치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물론 그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와 판단은 4년 후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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