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들에게 묻다
                             

                             강심원

개들에게 묻다
추운 엄동설한에 왜 짖느냐고
개들이 답하다
알면서, 알면서 왜 묻냐고

가끔 단지 궁금해서
묻지 말아야할 질문을 하곤
어처구니없는 봉변을 당하고
또 때로는 실없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묻지 않고 
질문이 사라지면
살아있다 할 수 있을까?

'개들이 뭘 알아.'라며
손자 편에 섰던 할머니는
질문이 줄어들 즈음
세상을 떠나셨다.

궁금증 많은 호모사피엔스는
늘 질문을 하는 데
질문에 답할 수 없는 오늘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을까?

개들에게 묻다
이 추운 새벽 왜 짖느냐고
개들이 답하다

'너무 춥잖아. 추워서 그래.'

오늘따라
마스크에 가려진 잇몸마저 시리다.

        시인 인송의 문복이.
        시인 인송의 문복이.

 

 

 

 

 

 

 

강심원 1961년 충북 단양출생, 계간 '문학미디어' 시·아동문학(동화) 등단, 2017 문학미디어 작가상, 시집 '패랭이꽃' 공저 '문살에 핀 꽃' 외 다수. 교육학 박사, 경기도융합과학교육원 교육연구관으로 재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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