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희 수원백제한의원 원장
류상희 수원백제한의원 원장

사람들이 가끔 뒷목이 뻣뻣하고 머리가 아프면, '아! 혈압 올라'라고 말을 한다. 

물론 고혈압이 있으면 뒷목이 뻣뻣한 느낌이 있을 수 있지만, 뒷머리가 아픈 사람 중 약20% 정도만이 실제로 고혈압이 있고 나머지는 혈압과는 상관이 없다.

오히려 정신적 피로로 오랫동안 긴장 상태에 있거나 또는 오랜 컴퓨터 사용으로 뒷목의 승모근이 굳은 사람, 또는 신경이 예민한 사람에 있어서 긴장성 두통으로 뒷목이 뻣뻣한 느낌이 있는 경우가 많다.

고혈압 환자는 최저혈압 (확장기 혈압)이 중요하다.

정상인 사람도 운동 직후 혈압을 재어보면 최고혈압 (수축기 혈압)이 200mmHg까지 상승하는 반면 최저혈압(확장기 혈압)은 큰 변동이 없다. 수축이 혈압은 몸의 컨디션이나 심리상태에 따라 변화가 심한 반면, 확장기 혈압은 혈관 탄력성 등 제한된 요인을 빼고는 안정된 수치를 갖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확장기 혈압이 변동이 심하거나 높게 유지된다면 혈관에 이상이 생겼거나 혈압이 위험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확장기 혈압을 85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며, 그 이상으로 올라가면 반드시 주치의에게 의뢰해야 한다.

그렇다면 혈압이 갑자기 올라갔을 때 응급처치 방법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머리를 높게 눕히고, 안정을 취하자. 
혈압이 떨어지지 않으면 혈압강화제를 혀 밑에 넣는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혈압강화제를 상비해둬야 하므로 고혈압 환자가 있는 집에는 혈압강하제를 미리 처방받아 응급 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식이 정상이면 혈압을 반복 측정하며 안정이 되면 전문의에게 의뢰한다.

의식이 나빠지면 곧 응급차를 부르고, 연락하는 동시에 기도 확보, 산소 흡입 등 기본적인 응급처치를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구토를 하면 구토물이 폐로 넘어가지 않도록 얼굴을 옆으로 돌려준다.

한의학에서는 혈압을 어떻게 볼까?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들은 성격이 조급하고 화를 잘 내며, 얼굴빛이 붉고,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으며, 눈이 잘 피로하며, 입이 쓰고, 머리가 어지럽고, 두통이 잘 생긴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간양상항증(肝陽上亢證)'이라 진단한다.

즉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아 화를 내면 오장 중 간장의 양기가 머리 위로 치솟게 된다. 머리로 올라간 간양이 풍을 일으키면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것이고, 화를 일으키면 얼굴빛과 눈이 붉게 되고 입이 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간장의 양기를 진정시켜주는 한약과 침구치료를 꾸준히 병행하면, 혈압관리와 함께 장기적으로 합병증 예방의 효과도 얻을 수 있게 된다.

고혈압에 좋은 한약처방은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달라지는데, 고혈압에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탕약은 혈압 강하작용이 뛰어난 조구등(釣鉤藤)을 주재로 한 처방으로 아침 기상 시 두통과 뒷목 뻣뻣함, 이명증, 현기증이 있는 경우에 쓸 수 있다.

건장한 체격에 얼굴에 붉은빛이 많이 돌고 변비가 있고, 화를 잘 내는 다혈질 환자의 경우, 신경이 예민하여, 불면증, 심계항진(가슴 두근거림), 여성은 대하, 남성은 유정 증상이 있는 경우와 같은 증상에 맞게 처방을 받을 한약을 쓰면 증상이 줄어들면서 혈압도 조절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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