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시아버지
박주곤
경자년 이른 봄
매화는 피는데
친구 결혼식 초대장 내미는
우리 딸의 간절한 부탁이다
- 친구 신랑이 고아였기에
예식장 부모님 자리
그냥 비워 둘 수 없어,
아버지가
한 시간 시아버지 자리에
앉아주시기 바랍니다. -
난생 처음
어떤 신랑의 아비 역할
망설일 겨를도 없이
신랑이 기댈 언덕 자리
잠시 앉아 있는 거로 족하다
새 가정 첫걸음 행진곡이
내 자릴 기억하는지
한 아름 기쁨이 넘치는 날에
박주곤 1950년 김해 출생, 시인 수필가
한울문학 중앙회장(전)
한국문인, 갯벌문학, 문학에스프리 회원
시집 떠나듯 머물다 등.
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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