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밥 나무
                                                    서수찬
어느 누가 보더라도
저건 딱 행상을 머리에 인 
어머니다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 새끼들이
어느 곳에서 굶주리고 있지 않나
가장 키가 커진다
새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보이기 위해
허리를 잠시라도 굽힐 수 없다
새끼들도 그때쯤이면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큰 거인인것처럼
멀리서도
한 눈에 알아본다
엄마는
그러면
말라 비뜰어진 젖을 열어
막내에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저녁을 차린다.

화가 서길호
화가 서길호

 

 

 

 

 

 

 

 

 

 

 

 

 

서수찬 1963년 광주광역시 출생,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시집 [시금치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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