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는 게 편, 초록은 동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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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는 게 편, 초록은 동색’
  • 이형실 기자
  • 승인 2021.08.2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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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올곧은 행정으로 수범 보여야
이형실 기자
                    이형실 기자

[일간경기=이형실 기자] 법이란 질서를 유지하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일정한 강제력을 갖춘 행위규범이다. 모든 행위는 법에 비추어 합법인지 불법인지 구분됨에 따라 국민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와 산하 행정기관은 법을 집행함에 수범을 보여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8월19일, 박영순 전 구리시장은 ‘경기도는 법 절차를 무시한 구리도시기본계획변경 심의를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구리시가 법을 위반한 체 경기도에 변경안 승인을 요청했던 것이다. 필자는 이 성명서에서 제기하는 여러 사항 중에서 가장 심각한 내용을 발견했다. 다름 아닌 ‘법 절차 무시’라는 문구였다. 법을 다루는 행정기관이 스스로 법을 어겼다? 있을 수 없는 한심한 일이다.

언론들은 이 내용을 일제히 보도했다. 물론 필자도 기사를 작성하는 내내 ‘자신은 옆으로 가면서 자식에게 똑바로 가라’고 다그치는 ‘게 어미’ 생각뿐이었다. ‘과연 시가 법을 어긴 시민에게 법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생겼다. 만약 박 전 시장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 구리시는 스스로 규범을 깬 행위로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져야 하며 시민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여러 언론에서 이러한 문제가 보도된 후 촉각은 온통 경기도를 향했다. 도는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구리시의 기본계획변경안을 심의를 할지 아니면 언론 보도를 의식해 거부할지 귀추가 주목됐기 때문이다. 필자는 후자에 무게를 두었다. 정도의 행정행위는 아니지 않는가.

그러나 보도가 나간 후 5일 뒤인 25일, 구리시가 신청한 변경안이 27일 오후 2시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된다는 소식이었다. 상정이라면 심의를 받아준다는 뜻 아닌가. 그래서 기자 수첩의 제목이 탄생한 것이다. 만약 도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법을 어긴 구리시의 변경안을 처리할 경우 응당의 법적 책임을 감수해야 한다. 물론 도는 어찌할 수 없이 상정했지만 회의 결과 반려할 가능성도 있긴 하다.

성명서의 내용은 이렇다. 구리시가 한강변도시개발 사업을 위한 ‘2035 구리도시기본계획 변경안을 경기도에 제출하면서 국토계획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 법에선 도시, 군 기본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하려면 법 제20조에 따른 공청회 개최와 법21조의 지방의회 의견 청취를 법적 필수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시가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러한데도 시는 졸속으로 기본계획을 변경하려 했고 도는 이 같은 위법사항에도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당초 구리시가 요청한 한강개발사업의 부지 45만평을 24만평으로 축소해 통과 시켰는데 축소된 면적은 안시장이 1호 공약이었다가 폐기한 GWDC 부지 면적. 결국엔 돌고 돌아 제자리에 온 것이다. 즉 면적은 그대로이고 사업명만 GWDC에서 한강변개발로 바뀐 셈이다.

이를 핑계로 시는 이번 변경안은 공청회나 의회 의견 청취를 할 필요가 없으며 2019년 4월에 실시한 공청회와 의회 의견 청취로 갈음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확인 결과 2019년 4월에 실시한 것은 기본계획변경이 아니라 재수립이었다. 또 시의 사업추진 로드맵에선 도에 계획변경을 승인받으려면 주민공청회와 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법에서도 수립이나 변경할 경우에 절차를 밟을 것을 규정하고 있지 않은가.

박 전 시장은 “전 시장이기 이전에 구리시민으로서 법과 정의가 무너져 내리는 막장 행정을 더는 방관할 수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기야 자신이 추진해 왔던 GWDC를 재개 공약으로 당선된 시장이 취임한 지 2년도 안돼 폐기했으니 그 배신감이야 오죽할까 싶다. 그리고 안승남 시장을 향해 ‘속임수와 위법으로 한강개발사업을 추진해 시민을 피곤케 하지 말 것, 자신의 1호 공약이며 90% 이상 준비된 GWDC를 폐기 처분한 것에 대해 법과 함께 시민 심판을 각오하고 임기 동안 자중할 것’을 경고했다.

이제 공은 경기도로 넘겨졌다. 박 전 시장은 도를 향해 법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구리시의 도시기본계획 변경안을 즉각 ‘반려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과연 수렴될까 아니면 기자수첩의 제목처럼 ’가재는 게 편, 초록은 동색‘일까. 도민의 조그만 고충까지 끌어안겠다는 이재명 지사의 도정철학이 관철될지 궁금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법은 지키라고 존재한다는 것을 경기도나 구리시는 명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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