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게 밥 사주고 싶다
압록강 가에서
최금녀
나무들아, 얼마나 고생이 많았느냐
잠시도 너희들 잊지 않았다
강물들아, 울지 마라
우리가 한 몸 되는 좋은 시절이
오고야 말 것이다
바람아, 우리 언제 모여
밥 먹으러 가자
한 솥 밥,
남과 북이 한데 모여 먹는 밥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밥
그날이 오고 있다
뒤돌아보지 말고
흘러 흘러만 가자.
최금녀 1939년 함경남도 영흥출생. 시집 '바람에게 밥 사주고 싶다' 외 6권. 시선집 '한 줄, 혹은 두 줄' '최금녀의 시와 시세계' 펜문학상, 현대시인상, 한국여성문학상 외 세종우수도서 한국여성문학인회 이사장,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