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조영희

산과 들에 
바람이 영글어 불어옵니다
불볕이 치맛자락 여미고 멀어져 가네요 
  
태풍 우레 맞아 가며 쓰러져도 일어서 온 길
저마다 형형색색 다른 모습으로 
온통 아름다운 향연장이네요
  
자식들 같이 머리 숙여 고마워요 사랑해요 
밤송이 으름 석류도 함박웃음 지으며 
산과 들에서 달음박질로 오고 있네요
  
가만히 귀대 보면 그 고운 소리 향기가 피어납니다
나도 저들 닮아 
정갈히 단풍 드는 내 모습 살며시 쓸어봅니다
  
알알이 가을 햇살에 키워져 익어지면 
다 주고 비운 몸으로 서있는 그 모습
비움이 베풂이고 사랑이지요
  
먼 하늘 아래 고향 초가집에도 
어머니 아버지가 햇과일 음식 해놓으시고
동구 밖 오는 길 나를 기다리고 계실 9월

 

 

 

 

 

 

 

 

 

 

 

 

 

조영희 1946년 경기 용인출생, 계간 수원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옴, 2020년  한국문인협회 회원, 2020년 시인마을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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