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벚꽃처럼
이경림
벚꽃 흩날리는 강둑에서였어
마치 벚나무의 일처럼
미친 듯 서로의 목을 조르며
너는 너
나는 나
죽은 듯 깊어가는 강물의 일처럼
시시각각 얼굴을 바꾸어 달고
너는 누구?
너는 누구?
솟구치는 꽃비
끓는 공중 회오리치는 길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혀들이 우글거리는
각각의 구강을 맞대고
묘지처럼 고요히
우리는
이경림 1947년 경북 문경에서 출생했다. 1989년 '문학과 비평'에 '굴욕의 땅'에서 외 9편으로 등단했다. 여러 시집과 엽편 소설집, 산문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