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順은 어머니


                              문기주

창호지 밖 가지 흔들리는 소리에
겁먹은 작은 손이 엄니의 젖꼭지를 잡아채었다.

그 손으로 귀를 막아도
매서운 소리 피할 길 없었다.

내 고향 화순은 그리도 가난하여
켜켜이 쌓인 고생이 어미의 손을 갈아 매고
흰 낯에 피곤이 영글게 하였다.

때때로 쳐
살갗마져 가르는 바람을 피해 화순을 떠나는 길
그 아래 가난을 숨긴 듯이
오색산이 새침하다.

떠나는 화순은 어렸고
돌아오는 화순은 영글었는데
왜 그리도 눈물짓게 하는것이냐

운주사의 목탁소리가 세상을 깨우고
웅성산이 푸르고 붉으며
창랑천이 그 밑에 흐르는
赤璧(적벽)이 부르는 노래
어머니
 

문기주 시인은 1991년 한국문인협회 동인지에 '소리'라는 작품으로 등단하였다. 중견 기업의 CEO이고, 평론가, 언론인, 사회 활동가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린피아 홈쇼핑 대표와 세파월드 운영 기획(주) 회장, 디에스 산업 개발(주) 회장, 그리고 무등 피엔씨(주)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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