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PD-주민사업체, 긴밀한 협력 선진사례 창출
관광조례 개정·관광지원센터 설립 사업 지속성 확립
지자체 관광두레PD 협력..포스트 관광두레 준비

[일간경기=채종철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사업 ‘관광두레’는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발전으로 이어지는 관광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고유 특색이 담긴 숙박·식음·여행·체험·레저·기념품 등을 생산 및 판매하는 관광사업체를 창업하고 경영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 중이다. 2013년에 시작한 이 사업은 2022년 현재 65개 지역의 250여 개 주민사업체로 확장됐다.

안성시는 2019년 2월 관광두레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후 관광두레사업 설명회와 지역관광 진단을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직 및 주민사업체를 발굴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쌓아 올렸다. 이듬해 안성관광두레 협의회가 결성되고 파주관광두레협의회, 안성팜랜드와 MOU를 체결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뤘다. 현재 안성관광두레는 안성밀당, 파바로티, 보개바람, 올드타임, 목금토크래프트 등 5개의 주민사업체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안성관광두레 주민사업체

 

7개 공예 분야별 공예 체험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안성의 대표하는 공예 기념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목금토크래프트.
7개 공예 분야별 공예 체험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안성의 대표하는 공예 기념품을 생산 및 판매하는 목금토크래프트.

 

목금토크래프트

공예의 대표적인 질료인 나무(木), 금속(金), 흙(土)의 이미지를 그대로 사업체명에 담은 목금토크래프트는 도예, 가죽, 천연비누, 한지, 직조, 금속, 천연염색 등의 7개 분야 공예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7개 공예 분야별 공예 체험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안성의 대표하는 공예 기념품을 생산 및 판매한다.

 

‘피자 굽는 성악가’로 유명한 독일 유학파 출신의 성악가 고희전 대표와 피아니스트 등 클래식 분야 예술인들이 만든 주민사업체 '우리동네 파바로티'
‘피자 굽는 성악가’로 유명한 독일 유학파 출신의 성악가 고희전 대표와 피아니스트 등 클래식 분야 예술인들이 만든 주민사업체 '우리동네 파바로티'

우리동네파바로티

우리동네파바로티는 ‘피자 굽는 성악가’로 유명한 독일 유학파 출신의 성악가 고희전 대표와 피아니스트 등 클래식 분야 예술인들이 만든 주민사업체다. 이탈리아에서 공수한 화덕에서 직접 구운 피자와 파스타를 판매하는 카페로 특별한 날에는 클래식 공연을 진행하는 콘서트 홀로 변신하기도 한다. 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체험 공간을, 관광객들에게는 이색적인 볼거리 및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직접 양봉한 꿀을 활용한 디저트 및 커피를 함께 판매하는 안성밀당.
직접 양봉한 꿀을 활용한 디저트 및 커피를 함께 판매하는 안성밀당.

안성밀당

‘양봉하는 바리스타’ 컨셉을 내세워 직접 양봉한 꿀을 활용한 디저트 및 커피를 함께 판매하는 안성밀당은 전통시장 내 빈공간에 입점했기 때문에 구도심의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드타임은 박물관과 결합한 창고형 레스토랑으로 기성세대에는 옛 추억의 향수를, Z세대에는 레트로 감성을 선사하고 있다.
올드타임은 박물관과 결합한 창고형 레스토랑으로 기성세대에는 옛 추억의 향수를, Z세대에는 레트로 감성을 선사하고 있다.

올드타임

기성세대에는 옛 추억의 향수를, Z세대에는 레트로 감성을 선사하는 올드타임은 박물관과 결합한 창고형 레스토랑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레스토랑을 이용할 시 운영자가 직접 수집한 1960~90년대 생활사 유물 2만 여점을 저렴한 가격에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노후화된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해 로컬 베이커리 카페로 탈바꿈한 보개바람은 청년 주민사업체다.
노후화된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해 로컬 베이커리 카페로 탈바꿈한 보개바람은 청년 주민사업체다.

보개바람

준공한 지 40년 가까이 되는 노후화된 양곡창고를 리모델링해 로컬 베이커리 카페로 탈바꿈한 보개바람은 농협에서 청년창업을 지원하며 시작된 청년 주민사업체다. 농촌의 유휴공간을 청년창업 공간으로 활용하며 전국에서 찾는 모범사례로 거듭나고 있다. 보개바람은 목금토크래프트와 연계한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기념품숍 ‘보개상회’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 

목금토마켓 사업의 연속성

 

목금토마켓은 ‘수작(手作), 세상을 담다’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를 비롯해 지역 내 공예가, 청년 농부들이 참여하고 있다.
목금토마켓은 ‘수작(手作), 세상을 담다’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를 비롯해 지역 내 공예가, 청년 농부들이 참여하고 있다.

 

2021년 2월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목금토크래프트’는 사업 지원기간 내 사업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아 관광두레 으뜸두레 주민사업체로 선정됐다. 이 목금토크래프트에서 공예기반 프리마켓인 ‘목금토마켓’이 탄생했다. 

기존 관광두레 사업은 해당 지역의 PD 혹은 지자체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예산 문제나 행정의 제약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있었다. 안성관광두레는 이 틀을 깨고자 지자체와 관광두레PD가 아닌 전체 주민사업체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진행할 수 있는 공동사업모델을 만들었다. 바로 목금토마켓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해나가고자 만든 공동사업모델인 것이다.

목금토마켓은 ‘수작(手作), 세상을 담다’라는 컨셉을 바탕으로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를 비롯해 지역 내 공예가, 청년 농부들이 참여하고 있다. 사업모델로는 공예분야 체험학습, 안성시 대표 기념품 판매, 플리마켓 운영 등이 있으며 현재 지역경제활성화를 목표로 안성시 대표 관광 명소인 안성맞춤랜드 내에서 진행 중이다. 

지자체와 관광두레 PD의 긴밀한 협력

안성관광두레 같은 선진사례가 나올 수 있는 배경에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아래 주민사업체, 관광두레PD,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등 정부의 거버넌스 구조가 잘 구축돼 있기에 가능했다. 

먼저 안성시는 관광두레를 위한 업무 공간을 마련하고 주민사업체별 특성에 맞는 하드·소프트웨어를 지원했다. 더불어 안내도와 책자 등에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를 소개하며 통합적인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 6월 ‘안성시 관광진흥 조례’를 전면 개정하며 안성지역 내 주민이 주도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관광분야 주민사업체의 원활한 지원과 지역 관광분야 중간지원조직의 설립 및 운영 지원을 위한 근거가 정립됐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관광안내소의 관광지원 홍보 기능에 안성관광두레협의회의 기능을 더한 ‘안성시 관광지원센터’가 설립됐다. 조례 개정으로 인해 관광센터가 설립된 사례는 전국에서 안성이 유일하다. 앞으로 안성시 관광지원센터는 지역 내 관광분야 전문성을 가지고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한 ‘중간지원조직’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관광사업체 육성의 중심인 관광두레PD는 지역 현장에서 주민사업체의 발굴과 조직화부터 창업과 경영개선 지원까지 모든 사업을 총괄한다. 사업의 성공여부는 PD의 역량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관광두레PD는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이자 핵심 주체인 것이다.

2019년부터 4년째 안성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김도영 관광두레PD는 “관광두레에 참여하는 모든 관계자들이 그물망같은 구조로 얽혀있어 선순환구조가 조성됐다”라며 “지자체와 긴밀하게 협력해 지역관광 사회적경제 시스템인 ‘안성맞춤형 관광두레’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성관광두레는 침체된 골목상권에 활기를 넣어주는 안성맞춤 골목여행, 목금토마켓, 안성시 관광진흥조례 전면 개정, 관광안내센터 개소 등을 진행했고 김도영 PD는 2년 연속 우수 PD로 선정된 데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까지 수상했다. 

안성시가 준비하는 포스트 관광두레

이제 안성관광두레는 안성시의 지역관광 활성화 시스템 구축을 위한 ‘포스트 관광두레’를 준비하고 있다. 

먼저 지난 1월 개소한 안성시 관광지원센터에 대해 중간지원조직으로서의 명확한 역할을 정립하고 지역관광 분야의 청년 전문가를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중심의 안성지역 관광두레 공동사업모델인 목금토마켓을 정착시켜 시민들의 높은 참여도를 이끌며 안성지역의 CBT(Community Based Tourism·지역기반관광)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안성관광두레의 전략, 노하우, 사례, CBT 모델 구축 등에 담긴 과정들을 다른 지역에 전파하며 전체 관광두레의 발전에 앞장설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선진사례를 남긴 안성시의 ‘포스트 관광두레’를 위한 준비 과정이 타 지역 관광두레 사업모델과의 차별점”이라며 “남은 연차별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안성맞춤형 관광두레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5개년 사업의 절반이 넘는 기간 동안 코로나19라는 어려움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성관광두레는 PD의 전문성과 지자체의 지원, 담당자의 행정에 대한 높은 이해도,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성공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오랜 침체기를 지나 지역 관광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안성시만의 지역관광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더 많은 선진사례가 창출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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