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청소년 시의회 개원식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박태웅 작가는 그의 저서 ‘눈 떠보니 선진국’에서 ‘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독일 사회가 받아 든 가장 큰 질문은 히틀러가 다시 나오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라는 것이었다’라고 서술했다.

서울시의회는 8월26일 제1대 서울특별시 청소년 시의원 개원식을 열었다. 
서울시의회는 8월26일 제1대 서울특별시 청소년 시의원 개원식을 열었다. 

박 작가는 ‘이 고민을 풀기 위해서 독일은 이념과 정파를 뛰어넘는 정치교육 3원칙에 합의했다’라며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언급했다.

보이텔스바흐 협약은 결론적으로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갖추는 것 못지않게 그 제도를 운영하는 시민의 역량도 중요하니 교육으로 성숙한 시민을 만들자는 내용이다.

또 박태웅 작가는 ‘독일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교 졸업할 때까지 정치를 가르친다’라고 짚었다.

즉 독일은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정치 교육을 조기부터 실시해 성숙한 정치인을 배양한다는 것이다.

이와는 결이 다르지만 서울특별시의회도 초등학생들 대상으로 원 구성부터 본회의 의결까지 전 과정을 체험하는 청소년 시의원을 운영해 눈여겨 볼만하다.

서울시의회는 7~8월께 신청한 서울시 초등학생들을 인터뷰·후보자등록·선거인단 구성 및 투표를 거쳐 총 42명의 청소년 시의원을 선정했다. 

선출된 청소년들은 5개월의 임기 동안 모의조례 발의·안건심사·찬반토론 등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수행하게 되며, 의장단 선출·정당 구성·상임위원회 구성 및 운영과 본회의를 통한 의결 과정도 직접 실시할 예정이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8월26일 제1대 서울특별시 청소년 시의회 개원식에서 이들에게 “최선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주장하고, 찬성 또는 반대하고, 때로는 격론을 벌이기도 하는 것이 정치다”라고 연설했다.

또 김 의장은 “상대방의 의견도 경청하면서, 마련된 결과를 존중하는 진정한 정치활동과 의정활동을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현기 의장은 “청소년들이 지방의회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지방자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박태웅 작가도 ‘미국이나 유럽에선 정치가로 입문하는 과정이 길다’라며 ‘지방의회에 출마해 자신의 의정 능력을 입증하면 지방자치단체장에 출마하거나 중앙정치로 호출한다. 그때쯤이면 30대에도 이미 풍부한 경험과 실력을 쌓은 전문 정치인이 되어 있을 때다’라고 짚었다.

아울러 박 작가는 ‘우리 초선들이 많은 경우 구린 느낌을 주는 것은, 이런 과정들이 없이 선거철이 닥치면 “남의 밭에서 무 뽑아 오듯” 느닷없이 정치를 시키기 때문이다’라고 꼬집으며 ‘공론화를 통한 합의’ 중요성을 짚었다.

*보이텔스바흐 협약 △강제적인 교화와 주입식 교육을 금지하고, 학생의 자율적 판단을 중시하며 △논쟁적인 주제는 다양한 입장과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하고 △학생의 상황과 이해관계를 고려해 스스로 시민적 역량을 기르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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