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경기=홍정윤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사태에 건설사 줄도산 우려가 나왔지만, 위기를 기회 삼아 구조조정과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민주연구원은 1월9일 국회에서 ‘부동산 PF 유동성 위기와 건설사 줄도산 위험,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현안 토론회를 열었다.(사진=홍정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민주연구원은 1월9일 국회에서 ‘부동산 PF 유동성 위기와 건설사 줄도산 위험,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현안 토론회를 열었다.(사진=홍정윤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민주연구원은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청신호가 켜졌지만 부동산 PF 위기는 현재진행형으로 분석하고 1월9일 국회에서 ‘부동산 PF 유동성 위기와 건설사 줄도산 위험,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현안 토론회를 열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문을 닫은 종합건설사는 2021년 169곳에서 지난해 366곳에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라며 “제2금융권의 동반 부실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 홍익표 원내대표는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PF 부실 만기 연장이라는 돌려막기 땜질 처방에만 올인했다”라며 “그래 놓고 이제 와서 금융시장은 위기 진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과 이광수 前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PF 대출의 실제 규모와 대한민국 건설사들의 PF 방식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해법을 제안했다.

먼저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작년 3분기 말 PF 대출 134.3조 원에 현 추세를 적용하면 12월 말 직접대출은 1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바라봤다.

김 연구위원은 이에 더해 금융기관 대출에 포함되지 않는 유동화증권(자산 유동화 계획에 따라 발행하는 출자 증권, 수익 증권, 사채 따위의 증권이나 증서) 잔액 42.1조원과 저축은행의 토지담보대출까지 합치면 200조원이 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김정주 연구위원은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42% 연체율은 대출 만기연장 시 연체에서 빠지기 때문에 과소 추정 계산되어 있다고 봤다. 
이에 더해 부동산 PF 사업이 부실화되면 보증 선 건설사의 채무 인수를 통해 회수가 이루어지지만 50% 이상은 거의 손실이 난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는 작년 말에 발생한 새마을금고 위기처럼 제2금융권에 여파가 올 가망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부동산 PF 위기 해법으로 취약부문의 위험성을 소관 부문에서의 기업 단위별로 점검하고, 단기적 대응방안으로 미분양 부동산에 대한 세금(취득-보유-양도)감면을 제시했다.

이광수 前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태영건설 사태는 첫째 과도한 부동산 사업 확대, 둘째 경영악화, 셋째 금리 변동에 대한 선제 대응 부실로 발생했다고 봤다.

아울러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태영건설은 자기 자본이 1조 원이 안 되는데. 부동산 사업을 10조 원 이상 던졌다”라며 “부채비율이 1천%”라고 꼬집었다.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PF구조로 부동산 사업을 시행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과거에는 아파트가 부족해 금융 특혜를 줘서라도 건설 사업을 추진할 수 밖에 없었지만 현재는 PF 방식이 꼭 필요하지 않다고 바라봤다.

이날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GDP에서 과거 건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였으나, 지금은 기초적인 건설 산업을 제외하고 2%밖에 차지하고 있지 않다”라며 “그래서 한국 경제는 담대한 용기를 좀 가져야 된다”라며 구조조정을 촉구했다.

이어서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아무리 주택 공급을 많이 해도 투자나 투기 수요가 많으면 집값은 절대 안 빠진다”라며 “그런 차원에서 변화를 일으켜야 된다”라고 짚었다.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우려만 할 것이 아니라 기회로 삼자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공공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된다”라며 “건설사들이 힘들어지고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공공주택을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가 확보되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즉 이광수 애널리스트의 제안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고 (건설사들이) 내놓은 땅을 저렴히 사와서 공공주택 분양하자”는 얘기다.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금융권과 주택시장 그리고 건설회사들의 기득권이 잡고 있다”라고 지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들이)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나라 건설회사에서 일하는 분들도 구조조정 안 당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이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셔서 담대한 용기를 좀 가지실 필요가 있다”라고 짚었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