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 열었지만‥ 구리시의회 '파행'
상태바
문은 열었지만‥ 구리시의회 '파행'
  • 이형실 기자
  • 승인 2021.12.05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당 "시정질문 하지 않겠다"
여당의 홍보의 장 될까 계산
시민 "시의원 본분 포기했나"

‘열린 의회 할 일하는 구리시의회’라고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구리시의회가 의회는 열었어도 정작 일하지 않는 의회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구리시의회가 11월22일부터 12월9일까지 19일간의 일정으로 제310회 제2차 정례회를 진행중이나, 시정 질문 답변의 건을 실행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다. 사진은 구리시의회 앞에서 기념사진 촬영에 임하는 시의원들 (사진=구리시의회)
구리시의회가 11월22일부터 12월9일까지 19일간의 일정으로 제310회 제2차 정례회를 진행중이나, 시정 질문 답변의 건을 실행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다. 사진은 구리시의회 앞에서 기념사진 촬영에 임하는 시의원들 (사진=구리시의회)

의회의 존폐론까지 제기된 것은 정례회 의사 일정 중 시장을 대상으로 한 시정 질문과 답변의 건. 시의회는 매년 6월과 12월 정례회를 통해 이 건을 처리해 왔으며 시의원의 역량 발휘의 장으로, 언론에겐 정보를 수집할 수 있어 안건 중 안건으로 손꼽힌다. 

더욱이 이 안건은 시장의 업무능력과 그동안 진행했던 시정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시민에게 알리는 동시 시의원들의 자질을 판단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행하는 근간이기도 하다.

시의회는 11월22일부터 12월9일까지 19일간의 일정으로 제310회 제2차 정례회를 진행 중이며 개회하면서 발표한 의사 일정엔 11월29일 제5차 본회의에서 시정 질문의 건, 12월9일 제7차 본회의에서 시정 질문 답변의 건이 계획돼 있었다. 

그러나 시의회는 계획되어 있던 시정 질문 답변의 건을 여야 의원들 간의 논의를 거쳐 실행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11월29일, 계획됐던 시정 질문의 건은 상정조차 안 됐다.

한마디로 이 같은 조치는 ‘시의원으로서 의무를 포기한 것이며 시장의 답변을 들을 수 있는 시민의 권리 또한 박탈한 처사’라는 시민의 볼멘소리가 높다. 지역 사회에선 ‘황당무계한 의회의 폭거’라는 말까지 나온다.

지난 6월, 1차 정례회에서 정치적 야합이 거론되자 시정 답변을 문서로 대신한 황당한 사례가 있어 물의를 빚은 적은 있으나 시정 질문과 답변이 깡그리 취소된 적은 없었다. 지난 1991년 4월 초대 구리시의회가 개원하고 2018년 7월, 8대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초유의 일이다. 공교롭게도 문서화 하거나 아예 무시된 예는 8대 의회가 처음이기에 의회 존폐론까지 대두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전무후무한 사례가 발생하게 된 그 근원은 어디이고 이유는 무엇일까.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그 근원을 야당 의원들의 무지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여당 시장의 시정을 꼼꼼히 다루고 지적해야 할 야당 의원들이 오히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보이콧 했다는 뜻밖의 증언을 들었다.

이와 함께 시장의 의도대로 질문하는 이른바 맞춤 질문을 준비하는 여당 의원이 있어 시장의 홍보의 장으로 전락될 것을 우려한 나머지 ‘하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쪽으로 합의했다는 후문이다.

한 시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당 시장을 공격할 절호의 기회를 가진 야당 의원들이 오히려 시정 질문을 하지 않겠다고 권리를 포기하고 나서 여당 의원들과 여당 시장의 홍보성 맞춤 질문이 예상돼 시민에게 안 좋게 비쳐질 수 있어 차라리 하지 않는 쪽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근 지역인 남양주시의 한 의원은 “우리 의회는 현안이 있을 때마다 시정 질문을 하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진 않는다. 그러나 시장의 잘못된 부분을 시정 질문을 통해 개선하는 것이 의원의 역할이기에 시정 질문 답변은 중요한 안건이다”라고 정의했다.

한 시민은 “아마 이번 8대 의회는 최악의 의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시정 질문 답변을 취소한 것은 시의원으로서의 본분을 포기한 것이기에 여야 각 당은 다음 지방선거에 대비해 공천 행사를 심사숙고해야 하며 시민 또한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