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탈당 선언.."민주당 피폐에 제 책임 있다"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는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다는 공자의 말씀처럼 지금의 정치로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없다”라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당 대표는 1월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 천병준 부산 동래구의회 의원, 이종호 사회복지사, 박정준 민주당 다청년위원이 함께 했다. (사진=홍정윤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당 대표는 1월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 천병준 부산 동래구의회 의원, 이종호 사회복지사, 박정준 민주당 다청년위원이 함께 했다. (사진=홍정윤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당 대표는 1월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저에게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나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라면서도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정신의 가치와 품격은 사라졌다”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은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라며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받았다”라고 호소했다.

또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피폐에는 저의 책임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라며 “민주당 소속 시장의 잘못으로 2021년에 치러진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기존 당헌을 고쳐가며 후보자를 낸 것은 제가 민주당 대표로 일하면서 저지른 크나큰 실수였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둔 시기에 서울과 부산의 공조직을 가동하는 것이 대선 승리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얕은 생각을 제가 떨쳐 버리지 못했다.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위성정당 허용 결정에 동의한 것도 부끄럽다”라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당 대표는 1월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 천병준 부산 동래구의회 의원, 이종호 사회복지사, 박정준 민주당 다청년위원이 함께 했다. (사진=홍정윤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당 대표는 1월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신정현 전 경기도의원, 천병준 부산 동래구의회 의원, 이종호 사회복지사, 박정준 민주당 다청년위원이 함께 했다. (사진=홍정윤 기자)

이 전 대표는 “저를 이렇게 몰아세운 것은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위기였다”라며 “ 지금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추락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암흑기에 들어섰다. 윤석열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라고 했다.

연이어 이낙연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을 거의 완성했다”라며 “민주당은 스스로의 사법 리스크로 ‘검찰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검찰독재’와 ‘방탄’의 수렁에서 헤매고 있다. 여야는 그런 적대적 공생관계로 국가를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 전 대표는 “흑백의 양자택일로 몰아가는 양극 정치는 지금 전개되는 다양성의 시대를 대처할 수 없다”라며 “양당 정치 구조를 깨야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보다 반 발짝만 앞서가라고 주문하시면서 늘 중도 개혁을 추구하셨다”라며 “그런데 지금 민주당이 과연 중산층과 서민의 신뢰를 충분히 받고 있는가 김대중 대통령께서 추구하셨던 중도 개혁의 길을 걷고 있는가 많은 의문을 남긴다”라고 했다. 

이어 이낙연 전 대표는 “(중도 개혁, 정치 개혁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누구라도”라며 제3빅텐트 구상도 드러냈다. 

또한 이낙연 전 대표는 “비전을 중심으로 국민들과 소통하겠다”라며 개헌을 통한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이나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 그리고 R&D 지원과 구제역 바이러스 등의 담론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후 기다리던 지지자들에게 “오늘 무섭고도 두렵다”라며 “김구 선생이 애송하셨던 서산대사의 한시에 ‘오늘 내가 걸어가는 발자국은 뒷사람의 길이 될 것이다’라는 대목이 있다. 그런 심정으로 새로운 길에 나섰다”라고 연설했다.

그러면서 이낙연 전 대표는 “많은 증오와 저주의 말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동지 여러분은 그에 흔들리지 마시고 우아함을 잃지 말고 새로운 길에 동행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지지자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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